모두 다른 삶을 살다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5/02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모임들이 하나 둘 재개되는 것을 보니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던 일상으로 복귀하는 듯하다. 남편의 가족동반 동아리 모임은 새카맣게 어린 후배들은 빠지고 늘 참석하던 노땅들만 모였다. 남편의 동기와 선배로 모두 다섯 가족이 모이고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의 선배가 함께 했다. 

산과 하천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뿜는 숙소는 황토와 돌, 나무로 지어진 한옥펜션이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동을 포함해 육 천 평 이나 되는 굉장히 넓은 부지라 어떤 땅부자가 이런 곳을 지었나 싶었다. 이곳은 제천 시의 지원을 받아 마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운영을 하는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렴했지만 주인이 없는 만큼 방치가 되는 느낌이나 관리가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일박 이일 동안 20명이 넘는 대인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다 돌아왔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시기에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지 않고 혼자만의, 우리 가족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익숙해졌다. 이대로 지내도 괜찮다 싶을 정도로 반강제적인 멈춤과 평화로움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얼굴을 보고 웃고 떠드는 것에 설레는 것을 보면 내가 어쩔 수 없는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제천 한옥펜션 ⓒ콩사탕나무


글을 쓰고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해주고 좋은 반응을 얻으면 만족스러운 것처럼 이야기를 하다가 호응이 좋아 빵빵 터지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나의 개그 코드가 그들의 취향에 맞았는지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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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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