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할 자유는 없다
혐오의 사전적 의미는 싫어하고 미워함이다. 실제 내게 혐오는 사전적 의미보다는 훨씬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단어로 여겨진다. 영어로는 hate 혹은 disgust. hate보다는 disgust가 의미에 더 닿아보인다. 나는 disgust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마다 토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너무 싫은 나머지 토가 나올 것만 같은 상태, 어쩌면 그게 혐오인지도 모르겠다.
내 안에 숨겨진 혐오를 들여다본다. 나 역시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주장만 옳다는 사람들, 다짜고짜 하대하는 사람들, 차별적인 단어를 죄의식없이 사용하는 사람들, 잘 알지 못하면서 비난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그들이 정말 싫고 미워진다. 웬만하면 그런 사람들과는 연을 이어가고 싶지 않다.
나는 그들을 혐오하지만 혐오하는 마음을 꺼내보이지는 않는다. 그저 내 안에 감추고 나만 느낄뿐이다. 겉으로는 그들에게 티내지 않는다. 그저 다른 사람에게 하는 것처럼 똑같이 예의를 갖춘다. 미워하는 마음을 꺼내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워하는 마음은 꺼내 보이는 순간 미움으로 그치지 않는다. 논란이 되고 문제가 된다. 하물며 한 집단이 한 사람이나 집단을 향해 미워하는 마음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