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대로 '전업 소설가' 되나 기대했었지만 (11)

박철현
박철현 인증된 계정 · 끊임없이 묻는 사람
2023/04/22
그렇게 첫 소설 초고를 들고 2019년 8월 9일 오후, 출판사 파란미디어 사무실로 갔다.

한국을 1년에 한번 이상씩 가긴 했지만 마포 쪽 지리는 잘 몰라 인천국제공항에서 택시를 탔는데, 오만원 정도 밖에 안 나와 내심 놀란다. 만약 일본이었다면 1만 5천엔(한화 15만원)은 거뜬히 나올 거리를 이동했기 때문이다. 외식비 등 유흥에 관련된 물가는 일본이나 한국이나 도긴개긴 된지 오래지만, 교통비만큼은 한국 웬만한 선진국 중에선 가장 싸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은 어떡하다 연재가 되어버려 아래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6년동안 매일 2천자 이상 쓰게 된 이유 (1)
오직 돈 때문에 쓰기 시작했다 (2)
어느 날 도착한, 책 내보자는 메신저 (3)
책계약을 하긴 했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4)
열흘동안 10만자 쓰기 (5)
단행본은 편집자를 잘 만나야 한다 (6)
내 책은 내가 판다 (7)
마침내 완성된 자서전 트릴로지, 그리고... (8)
소설가 데뷔를 이런 식으로 하다니... (9)
야한 소설 쓰고 있단 사실이 들켰지만... (10)

"박작가님 오랜만이예요. 어서 오세요."

반갑게 맞아주는 이문영 주간과 박대일 대표. 그들은, 전날 완성되자마자 바로 메일로 쐈던 초고 뭉치를 들고 있었다. 몇몇 페이지가 접혀져 있어 내심 불안하긴 했지만 그래도 몇 부분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본격 회의에 들어가나 했는데 이문영 주간이 이런다.

"고칠 부분이 거의 없고, 이야기 얼개도 떡밥회수 잘 돼서... 아주 소소한 부분 체크만 했어요. 그리고 지금 상황이 달라진 것도 있으니까 그 부분들만 손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가 말한 '달라진 상황'은 나도 인지하고 있었다. 이 소설 <화이트리스트 -파국의 날>은, 앞서 말했듯이 실제 일어나는 사건을 토대로 작성된 팩션이다. 매일같이 새로운 뉴스들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었다. 물론 소설은 미래의 전망까지 담고 있기 때문에(그 이후에 일어나는 사건들, 예를 들어 아베 정권의 실각을 예언했었는데 그게 들어맞아 소수의 매니아들에...
박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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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칼럼니스트.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 <어른은 어떻게 돼?>, <이렇게 살아도 돼>, <화이트리스트-파국의 날>, <쓴다는 것>을 썼고,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를 번역했다. 본업은 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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