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감성 16호 2017년 가을호
분리수거
황인수
치워야지.
베란다, 책상 밑, 옷장 속 구석구석
휘어지고 살 없는 우산,
다리 부러진 의자, 고장 난 다리미,
낡거나 유행지나 안 입는 옷가지들...
언제부터였을까?
저리 많은 폐품들이 내 어디에 숨었던 것일까?
마음 속 구석구석 뒤져 모두 꺼내 놓으니
족히 한 트럭이다.
이사 보내자.
휘어진 마음, 한쪽으로 기운 마음,
고장 나고 낡은 생각들
해지고 녹슨 것들은 그것들대로,
고쳐 쓸 수 있는 건 또 그것들대로
분리하고 정리해 본다.
오늘은 모처럼 혼자 집에 있는 날
#문예감성 16호 2017년 가을호
#분리수거
#황인수
#이윤희 시인 옮김
해지고 녹슨 것들은 그것들대로,
고쳐 쓸 수 있는 건 또 그것들대로
분리하고 정리해 본다.
오늘은 모처럼 혼자 집에 있는 날
(사실 안입는 옷과 사이즈가 작거나 큰것들을 골라 방 한 귀퉁에 놓아두고 팔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시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