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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다. 이른 아침 아이는 느닷없이 잠에서 벌떡 일어났다. 학교 갈 때는 몇 번을 깨워도 일어나지 않더니. 혼자 문을 열고 맨발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
“나 오늘 정완이랑 어제처럼 놀기로 했거든.”
어제처럼 이라니. 노는 것은 어제나 한 달 전이나 똑같은데 어제처럼 놀기로 했다고? 밥도 안 먹고 나간 아이가 한참 있다 들어와서 물만 먹고 나갔다.
초등학교 한 학기를 보낸 아이는 학교만 갔다 오면 골목친구들과 노는 일이 급하다. 아예 밥 때를 잊어버릴 정도다. 자전거로 동네를 돌고, 달리기에 물총놀이 등은 계속 반복됐다. 나는 슬그머니 묻는다.
“옥상에 중요한 거 보러 갈래?”
“싫어. 옥상에 중요한 게 뭔지 나도 알아.”
처음 말을 꺼냈을 땐 발딱 일어나던 아이의 반응이 영 시원찮다. 이젠 엄마보다 친구다.
우리 집은 2층이다.
집 구조상 옥상은 주인집도 우리 화장실 뒷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옥상에 올 일이 거의 없다. 그곳에서 중요한 것들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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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화제의 드라마 ‘이친자’는 태수(한석규 님)와 하빈이(채원빈 님) 함께 하는 식사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식탁 위에는 하빈이의 생일상이 차려졌다. 예쁜 생일 케이크도 함께 준비되어 있다. 태수는 딸에게 생일을 축하한다고 말하며 선물을 건넨다.
하빈이가 받은 선물은 손목시계였다. 스마트 워치나 전자시계가 아닌 클래식한 아날로그 바늘 시계. 선물을 받은 하빈은 아빠에게 묻는다.
“근데 왜 시계야?”
물어보는 딸의 말에 태수는 살짝 미소를 짓는 듯하더니 잠깐의 뜸을 들이고 대답했다.
“그냥…”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함께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가로로 긴 식탁. 드라마 초반 부분 둘의 식사장면에서는 서로 끝과 끝에 앉아있었다. 마치 경찰과 용의자의 관계처럼 멀고 오해와 의심이 가득해 차갑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부녀 사이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그때와 다르게 태수는 하빈에게 가까이 다가가 앉아서 함께 식사를 한다. 이는 둘 사이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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