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수 없는 편안함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내 삶을 나답게 살고 싶은
2024/03/22
 옷에 꽤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예쁜 것 보다 덜 예쁘지만, 편한 것만 찾았다. 대표적인 아이템은 겨우내 입었던 블랙 기모 밴딩 와이드 팬츠(뭣이 이리 길어?)였다. 같은 바지를 두 개나 산 것은 이례적이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내게 찰떡이었다. 밴딩이라 버클을 채울 필요가 없었고, 검정색이라 대부분 옷에 무난히 잘 어울렸다. 핏 또한 밴딩 대비 나쁘지 않아 주야장천 입어댔다.

 날이 따뜻해지고 옷이 가벼워지며 슬림한 검정 슬랙스를 하나 샀다. 그런데 버클에 지퍼까지 채우니 세상 불편했다. 출근을 하니 사람들이 말한다.

”어머, 콩쌤 그동안 펑퍼짐한 것만 입어서 몰랐는데 진짜 날씬하네? 이렇게 말랐었나?“

 그럼 로봇 같은 멘트를 내뱉는다. 툭 치면 자동으로 나오는.

 ”마르긴요, 제 배를 보면 그런 소리 못 하실 거예요.“

 점심을 먹고 의자에 앉아있는데 점점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다.
2.1K
팔로워 764
팔로잉 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