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활자 중독자의 하루
이미 꽤 심각함을 눈치채서 였는지 엄마는 초등 고학년 이후로는 책을 잘 사주지 않으셨어요. 어릴 적에도 그랬을지도 몰라요. 제 기억이 선명치 않아서일 뿐. 엄마를 포함 누군가가 사주신 진짜 내 책(대학 이전까지)은 다 합쳐 10권도 안 되네요. 한권 한권이 다 기억이 나요. 딱 한 권은 제목까지 잊어 버렸지만(도저히 못 찾겠더라구요) 말이지요.
<천국의 계단>이나 <성채>(이 두 권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사촌 오빠가 사 줬어요) <다락방에 핀 꽃>(당췌 그 당시의 방학 필독서는 왜 이모냥이었을까요. 분명 중등 방학 숙제 때문에 샀었어요), <스칼렛>(스칼렛 오하라 광팬이라 안 살 수가 없었어요. 저는 이 책도 꽤 좋아했어요). <신부님 우리 신부님>(저는 분명 기독교였는데 왜 자꾸 천주교 책을 읽었을까요). 이 정도가 제 책이네요. 물론 이 책들은 최소 50번에서 100번은 넘게 본 것 같아요. 중독자니까요. 밥 먹으며, 화장실에서, 자기 직전에 마음대로 볼 수 있는 제 책은 이게 끝이었으니까요.
집에 있던 책들은 몽땅 아빠 취향이었고, 나이에도 맞지 않는 책들도 수십번은 읽었네요. <오싱>이나 <료마가 간다> 같은 책들이 아빠 취향이었나 봐요. 약간 야한 만화들도 있었죠. <일지매> 같은. ㅎㅎ
빌라의 옆집들도 다 공략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