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밀려올 수 있는 파고
마지막에 결국 들은 말은 AFP지수라는 게 있고 그게 너무 높게 나왔다는 것이었다. 간암을 나타내는 종양지표자지수라고 했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진료 예약을 하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간이라니. 한 번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장기였다. 다가온 생일을 온전히 기쁜 마음으로 보내지 못했다.
검색을 해봤다. 피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고 보통 암 치료를 하다 회복 정도를 알기 위해 많이 검사하는 듯했다. 간암만을 나타내지는 않고 소화기 계통의 암을 진단하는데 사용하는 지표였다. 정상수치는 8이었고 내가 받은 수치는 184였다. 분명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수치였다. 임신했을 때 수치가 높아지기도 한다는데 가능성이 없었다.
열흘을 더 기다려 검진 결과 설명을 듣고, 스무날을 더 기다려 대학병원 담당교수를 만났다. 흉부와 복부 CT촬영을 해야한다고 했다. 다음날 촬영예약을 잡아 찍고, 그리고 오늘 그 결과를 들으러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전화를 받은 지 한 달 열흘만이었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간과 관련된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했다. A,B형 간염 항체 보유자였고, 이십대는 직장생활로 술을 자주 마셨지만 지난 십 년간 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