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택배기사>까지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8/22
숙원 사업인 건강검진을 다녀왔다. 올해 국가검진 대상이기도 하고 배우자까지 검진받도록 해주는 남편의 회사 찬스로 선택 검진도 함께 받았다. 이번엔 대장 내시경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큰 위안(?)이 되었다. 재작년, 처음으로 대장 내시경을 받았는데 특별한 문제가 없으니 5년 뒤에 다시 검사받으라고 했다.

밤부터 금식을 하고 아침에 물 한 모금 먹지 못하니 왠지 모르게 억울하고 우울했다. 이웃에게 아이들 등교를 부탁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수면 내시경 예정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가는 길에 온라인으로 문진표를 작성했다. 접수하고 팔찌를 받아 탈의실에서 검진복으로 갈아입었다. 모든 공장형(?) 검진 기관들이 비슷하지만 갈수록 더욱 분업화, 기계화 되어가는 것을 체감한다. 

신문물과 같은 시력검사 기구가 마냥 신기해서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유 없는 승부욕이 발동해서 확실하게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숫자를 감으로 맞췄더니 검사가 끝나고 직원이 말했다.

“000님, 시력이 2.0이 나왔는데 성인은 잘 나오지 않는 시력이거든요. 혹시 감으로 맞추셨나요?”

“네? 네……”

아참, 내가 여길 왜 왔지? 직원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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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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