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을 떠나보내는 우리의 자세
검정색을 찾는다.
적당한 옷이 없는 것 같아.
서랍도 뒤진다.
잘 입지 않는 옷들을 걸어둔 칸에 보니 몇년을 안 입은 검정 원피스가 보인다.
옷을 입고 거울을 본다.
매일 몸의 일부처럼 하고 다니던 귀걸이를 뺀다.
신발장을 열어 검정색을 찾는다.
앵클 부츠와 털이 달린 검정 단화가 보인다.
결국 하늘색 플랫슈즈에 어색한 발을 집어 넣었다.
봉투에 얼마를 넣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한다.
죽은 사람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가는 나는 너무나 차분하고 현실적이다.
이제 결혼식과 돌잔치보다 장례식장에 더 자주 가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