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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는 노키즈존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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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키즈존 뉴욕, 지하철에서 모유수유도 합니다.
출처 : NY Daily
솔직히 한국 대도시, 세계 그 어느 곳과 비교해도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편리합니다. 특히 대중교통이 그렇죠. 시설 면에서나 요금, 환승 시스템 등 자랑거리가 많습니다.

그에 비해 뉴욕 지하철, 정말 느리고 시끄럽고 더럽잖아요. 냄새도 심하고요. (맥도날드 감자튀김 기름 찌든 냄새가 나요.)

뉴요커들도 뉴욕 지하철 되게 싫어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여행자의 낭만적인 시선으로 보아 그런지 지하철에서 따끈한 감동이 차오르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실례합니다(Excuse me)"라고 말하는 점이나, 빈자리가 생겨도 허겁지겁 달려들지 않는 점, 휴대폰을 보는 대신 책을 읽는 모습(왜냐면 데이터가 안 터지니까...!)이요.

그중에서도 감동받다 못해 울컥(?)하기 까지 했던 장면이 있는데요.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 분을 무려 두 분이나 만난 것입니다!

😳😳

물론 저는 무례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얼른 시선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나는 브루클린에서 자라 이런 일은 아주 익숙한 뉴요커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했어요.🙄 다른 승객들도 무관심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주 짧은 여행기간 지하철에서 이렇게 모유수유 하시는 여성 분을 두 번 보았습니다.

단지 아기를 돌보는데 불편함이 없다는 점 뿐만 아니라 여성이 공공장소에서도 안전하고 평온한 모유수유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놀라웠어요. 모유수유는 아기를 먹이는 행위일 뿐,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수치를 느낄 필요가 없었습니다.

기사를 몇개 찾아봤는데 공공시설에서의 모유수유는 아주 일반적이진 않아도 점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다만 몇몇 주에서는 경찰이 가슴을 가릴 것을 요구하기도 한대요. (ex. 텍사스)아이를 향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무관심
뉴요커들은 아기가 시끄럽게 울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어요. 한 여성 분이 엉엉 울던 아기에게 랩 음악을 틀어주자 뚝 그친 일도 있었습니다. 지하철에 음악이 크게 울려퍼지는데 노원케어~
저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무관심을 뉴욕에서 만났습니다. 그 느리고 시끄러운 곳에서요.

그런데 저는 뉴욕에 와서야 비로소 "아, 한국 지하철에는 '갓난아기'가 거의 없네?" 하고 깨달았어요.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하철에서 유모차 탄 아기, 어른에게 안겨있는 아기, 얼마나 자주 보시나요?

여행하다 보면 숨막힐듯 아름다운 장관보다도 이런 일상적인 장면이 더 인상깊게 남곤 합니다.

  • 이스라엘 텔아비브는 아이 동반하고 헬스장 출입도 가능해요. (텔아비브가 근손실에 매우 민감한 문화라서.. 아빠고 엄마고 모두 운동!)
  • 스위스 융프라우 산악열차, 당근🥕유모차 탑승 가능. 해발고도 4000미터를 넘어~ 베이비캔고에브리웨얼~
  • 미국 고속버스에는 휠체어/유모차용 리프트가 있습니다. 버스 옆구리에서 갑자기 위이잉~하고 리프트가 튀어나옴... 트랜스포머인줄.. 휠체어 이용 승객은 가장 먼저 탑승할 수 있도록 승무원이 돕습니다.
  • 남자화장실에도, 성중립화장실에도 설치된 기저귀 교환대! 남자화장실에 직접 들어가본 건 아니에요. 미국인 친구피셜입니다.

이렇게 '아이'가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은 당연히 어른에게도 편리합니다. 불필요한 계단이나 턱이 없으니까요.

어느 누구나 다치면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잠시 타게 될 수 있잖아요? 계단 없고 턱 없는 길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boogie_about_town/222532968107
아이한테 위험하니까 '노키즈 존'이라고요?
뜨거운 음식이 있어서, 쉽게 깨지는 그릇이 많아서, 난간이 낮아서, 등등 이런저런 안전상의 이유들을 붙이면서 '노키즈존'을 합리화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아이에게 위험한 곳은 노인에게도 위험하고 장애인도 위험하고... 모두에게 위험합니다.

우리 그냥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한 공간을 위해 노력하는게 어떨까요?


+
저는 '유모차(乳母車)'보다 '유아차(乳兒車)'라는 용어를 더 선호합니다. 하지만 '유아차'라는 말을 잘 모르는 얼룩커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 편의상 '유모차'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