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은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나요.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1/23
초등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라디오에서 들리던 가수 이용복 노래에 목이 메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가사로 노래를 부를 수가 있는지 듣고 또 들었습니다. ‘가엾은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나요.’라는 가사는 두 번 나오지만 여기서 하염없이 슬프고 싶었습니다. 그냥 슬픔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죽어도 좋을 만큼 이 노래는 이세상의 모든 슬픔을 다 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노래는 식구들이 있는 데서 마음 놓고 들을 수 없었습니다. 내 슬픔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요. 엄마가 이 노래를 듣는다면 엄마까지 슬퍼지게 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이런 슬픔은 나 혼자 내 것이어야만 했어요.

 
내일은 무척 춥다고 합니다.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서 체감온도는 실제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고 하는군요. 1월24일은 저의 생일입니다. 이렇게 추운 날, 엄마는 저를 낳으셨습니다. 저녁 6시, 산고에 몸부림치는 엄마 모습이 그려집니다. 엄마는 두 번째로 나를 낳으셨는데 3년 전 같은 날에 첫 딸을 낳으셨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 엄마는 언니를 낳으셨습니다. 그것도 거꾸로. 난산이었답니다. 산모가 죽을지도 모르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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