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이라는 것. 감정과 이성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2/09/02
며칠간 코로나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던 중, 학생 한 명이 확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가르치는 학생이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다음날 바로 신속항원검사를 하러 다녀왔습니다. 검사 순서를 기다리며, 확진 예정자와 비확진 예정자의 모임이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중, 누군가는 확진일 것인데, 저 스스로도 과거보다는 불안감이 크게 들지 않는 것에 코로나에 대한 인식이 또 바뀌어가고 있긴 한 것을 느끼네요.

화면을 통해 의사와 비대면으로 진료를 본 뒤,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제 순서를 기다리고 서 있었습니다. 앞서 오신 한 여자분이 진단을 받기 시작하며 목소리에 잔뜩 짜증이 묻어납니다. 앞서 검사를 받던 4-5살로 보이는 아기들이 울음을 터트리자, 비대면 문진을 하다가도 말을 멈추고 한참을 아이들을 노려봅니다. 조금은 소란스러운 검사실. 그 와중에서도 그 여자분의 짜증이 섞인 목소리는 독보적으로 가장 위에서 울리는 듯 했습니다.

"제가 코로나 걸렸었는데, 어머니가 확진이라 검사받으러 왔어요."

"언제 확진되셨었어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환자분이 언제 확진 되었는지 말씀해주셔야 해요. 45일 이내면......."

"누구랑 접촉했는지도 모르는데, 언제 확진되었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구요!"

"언제 격리해제 되셨어요? 확진 후 45일 이내면, 검사를 받으실 수 없어요."

"일하는 데서 받아오라는데, 나더러 어쩌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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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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