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날 리 없지

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1/12/05
장애인은 누구일까


시력이 나쁜 딸은 종종 묻는다.

‘엄마 우리 가족은 모두 안경을 쓰는데 그럼 장애인이야?’

‘응 장애인이지’

‘순이가 그러는데 아니래. 안경을 쓰는건 장애가 아니고 눈이 아예 안보여야 장애인이래.’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마흔 살 정도의 시력밖에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 좋아질 가능성은 없으며 추가 시력저하를 막기 위한 약물치료만이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미 수술이 어려운 상태지만 더 심각해질 경우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떠올렸던 것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구나’였다.

우리의 몸은 예고없이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장비의 도움을 받아 생활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장비의 한계가 올 수도 있으며, 현대기술로 극복하지 못할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일반인이지 장애인이 아니야’ 라는 암묵적인 사고는 사소한 장애라고 판단하는 것에는 섣불리 장애라 이름붙이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 같다.

성인 10명 중 6명이 안경을 쓰는 시대이다. 초중고교생의 안경 사용률은 37%라고 한다. 장애라는 것은 특별히 대단한 것이 아니다.  ‘비장애인’이라 불리고 또 불리길 희망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미 사소한 시력 문제 등을 가진 가벼운 장애인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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