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길 다행이다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5/29
느지막이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차려먹고 여유를 부리는 주말 아침은 일주일을 잘 살아낸 자에게 주는 달콤한 보상과도 같다. 새로운 버전으로 깔아 준 마인크래프트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커피 한잔을 내려 노트북을 편다. 이제 나도 편안하게 글 좀 써볼까? 손가락을 자판위에 올려놓는다. 곧 평화를 방해하는 자가 나를 부른다. 

“이리 좀 나와 봐”

2주 전부터 나무를 주문해 거실 앞 쪽 작은 공간에 파고라를 만든다고 분주한 남편이었다. 손재주가 좋고 목공을 좋아하니 주택 생활을 하며 이것저것 만드는 것을 즐긴다. 다만 전문가처럼 한 가지 일을 짧은 시간 안에 마무리하지 못하고 재택근무를 하다 점심시간에 잠깐, 주말에 잠깐 하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니 길게는 한 달 동안 공구 상자와 전기톱, 각도 절단기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가끔 무시무시하게 생긴 각도 절단기를 볼 때마다 심장이 뚝 떨어질 것 같다. 일어나지도 않은 사고를 상상하며 온몸에 소름이 돋곤 한다. 

“왜?”

온갖 짜증 섞인 얼굴을 하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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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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