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복숭아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2/08/04
복숭아 농사를 크게 지으시는 아빠의 친구분 덕에 매년 여름마다 복숭아를 원 없이 먹는다. 복숭아 수확 시기 상품성이 떨어지는 흠이 있거나 못난 복숭아를 20킬로 박스에 가득 넣어 여름내내 몇 차례 택배로 보내주신다. 

그리고 아빠는 최상품의 복숭아를 몇 상자 구입하여 사돈들에게 보낸다. 언니와 우리 시부모님댁에, 남동생의 처갓집에 자식들을 나눠 가진 연대감 때문인지 철마다 과일과 곡식을 보내신다. 

이번에도 복숭아 택배를 받고  ‘아.. 그 시즌이 왔구나’ 

두꺼운 종이 상자를 열어 상태가 심각한 것과 그나마 멀쩡한 것들을 구분한다.
번거로운 과정이지만 요즘같이 과일값이 비싼 시기 참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몇 년 전 이 복숭아때문에 나의 설움이 폭발했던 웃지 못할 사건이 생각난다. 

매년 보내주시는 못난이 복숭아를 감사히 받아 물렁하거나 흠이 심한 것은 잼이나 청을 담그고, 부지런히 아이들에게 깎아 주었다. 그런데 한 번은 언니네에 갔다가 친정아빠가 보내준 멀쩡한 복숭아를 보고 열이 받았다.

“아니?!! 언니한테는 이렇게 예쁜거 갖다줬어? 
난 완젼 험한거 보냈더만 !!!!!”

부모님은 적잖게 당황하시며 

“ 아니, 니는 워낙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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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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