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주의와 생존주의

오늘 '너에게 가는 길'이라는 영화의 GV시사회 사회를 보고 왔습니다.
성소수자 부모인 나비, 비비안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입니다. 

시사회가 끝난 후 나눈 대화가 마음에 남아서 얼룩소에 글을 쓰러 왔습니다. 
가족주의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사회에서 소외되는 경험을 한 자녀가 부모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어떻게 대화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잘못된 대화가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옳고 그름과 상관 없이 부모는 자식이 '생존하길/ 이기길/ 안전하길 바란다'는 이야기였어요. 

한 분이 일전에 뉴스를 봤을 때 나온 사례를 이야기해주셨는데요.
한 아이가 부모에게 '우리 교실에 왕따 당하는 애가 있어. 어떻게 생각해?'라고 이야기하자,
부모가 '왕따는 시키면 안 되지. 하지만 너도 왕따 당할 수 있으니 그 애랑 놀지는 말아라' 이야기했고,
그 다음날 그 아이는 사망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아이가 그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던 당사자였던 겁니다. 

사회가 안전하지 않을 수록, 
그리고 가족 외에 다른 안전망이 생기기 어려울 수록 
가족이라는 집단이 가지는 속성이 이기적이거나, 생존에 매몰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가족이란 네트워크가 단단해지길 바라는 정책 방향들에 크게 공감을 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가족도 사회에서 개인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네트워크 중 하나'일 수 있기만 바랄 뿐이에요.
다른 종류의 집단들, 그게 이웃이든, 학교든, 정치든, 친구든, 국가든, 사회적 안전망이 여러 겹이 되는 것이 너무나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족이 부담스러운 때는 - 가족'만' 의지해야 할 때. 가족'만'이 나의 유일한 안전망일 떄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