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훨훨, 참새 짹짹,
우리 강생이들 아침 등원하는 풍경이다.
천방지축 두돌 갓 지난 손자나 네 살 터울 형인 손자나 둘은 똑같이 개구장이다.
하나 옷 입혀 놓으면, 하나는 도망다니고 또 그새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등 먹이고, 챙기고, 초스피드하게 차려입히고는 주차장까지 가는 길도 간단치가 않다.
아들네를 위해 주중 육아하는 할미는 아침마다 잡으러 다닌다. 오리도 잡고, 나비도 잡고, 참새도 잡아 줄 세우기 바쁘다. "하나 둘 하면 아이들은 셋넷, 오리 하면 꽥꽥, 나비 훨훨...!!!"
장마철이라는 일기예보가 손자들 등하원에는 적잖이 걸림돌이 된다.
비가 올 거라면 밤시간대에만 오고, 그도 힘들면 등 하원 시간 만 피해 달라고 스치듯 한 할미의 기도였다.
오늘도 내 작은 기도를 들어 주신 걸까. 밤새 내리던 비가 아침 등원시간에 맞춰 활짝 개였으니...
문득, '부채장수와 우산장수'의 전래동화를 떠 올린다.
모순아닌 모순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