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외나무다리를 건너도록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9/17
한동안 아이의 공부와 교육에 대해 고민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공부에 얽매인 학창 시절을 보내는 것을 원치 않았다. 치열한 학원이 아닌 자연에서 좀 더 자유롭게 자라나길 바랐다. 학창 시절을 오롯이 반납하고 공부만 하는 삶은 너무 슬프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가며 초심을 유지하기란 어려웠다. 내 아이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손 놓고 있다 나중에 하려고 하면 이미 늦었다면 어쩌지? 온갖 걱정들이 머릿속을 채우고, 주변의 말들에 흔들렸다.

5학년 아들이 학교를 마치고 하는 거라곤 매일 검도장에 가는 것,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 동안 배드민턴을 배우는 것, 매주 수요일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발명 교육 수업을 받는 것이 다다. 같은 학년인 지인의 딸은 영어, 수학, 논술 학원을 돌고 학원 숙제를 늦은 밤까지 하느라 매일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잠을 잔다고 한다. 지인은 내게 농담인 듯 진담 같은 ‘믿는 구석이 있냐? 정신 좀 차리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웃고 넘어갔지만, 그런 날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마음이 한없이 복잡해진다.

믿는 구석(?)이라고는 아들이 몇 년째 영어 그림책 읽어 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벨이 올라가다 보니 최근엔 단어나 문장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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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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