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민낯을 보다

bookmaniac
bookmaniac · 장르소설 마니아
2022/09/13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어제 엄마의 외로움을 보았습니다. 이 글은 눈 뜨자마자 콩사탕나무님의 지금뿐인 '지금'을 읽은 후, 쓰는 글입니다.

어제저녁, 잠시 아이와 산책을 나갔다가 생각보다 더워서 헉헉대며 엄마 집으로 갔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다시 설명하자면 저는 친정엄마와 같은 빌라에 6년 전부터 함께 삽니다. 출입구만 다른 옆집 이웃인 거죠. 친정엄마는 4년 전에 아빠가 돌아가신 후 혼자 사시며, 6년 전 뇌경색을 겪으셨지만 지금은 말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것만 빼고는 그럭저럭 건강을 회복하셨습니다.

어쨌든 뇌경색 환자는 매일의 컨디션이 관리가 필요하기에, 평일 매일 저녁 6시면 옆집으로 아이와 함께 건너가서 엄마 집에서 같이 저녁 준비를 한 후 저녁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마치고 다시 건너옵니다. 이에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정도입니다. 남편은 평소 늦게 들어오거나 오후에 나가는 일도 많고 있어도 옆집에는 가끔씩만 건너가기 때문에 보통은 디폴트 값이 3명입니다.

주말에는 저도 칼 같은 정해진 시간에 상관없이, 남편과 함께, 배달 음식도 시키고, 외출이나 외식도 할 겸 제외했습니다. 공휴일도 보통 제외합니다. 남편이 저녁에 집에 많이 있는 날인데, 대충 있는 반찬으로 먹을 때는 우리끼리, 뭔가 그래도 요리 다운 걸 하게 되면 우리 집에서 엄마를 초대하거나 합니다.


설명이 너무 길었네요. 아무튼! 추석 당일 저녁에 엄마 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에,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엄마, 내일은 저 저녁 먹으러 안 와요. 모레 올게요.라고. 그리고 당연히 그 모레가 된 어제 저녁에 간 거죠. 정해진 시간에. 그런데 문을 여는 엄마 표정이 거의 너 왜 왔니 입니다. 으잉? 그저께 온다고 했잖아요. 잘 못 들으셨고, 휴일이니 당연히 안 오는 줄 아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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