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급하게 이사를 하게 되어 꼼꼼히 주변도 둘러보지 못하고 부동산에만 의지했던지라 혹여나 실수를 하지 않을까 염려도 했건만 이제야 주변이 하나둘 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뒤로는 북한산 둘레길과 앞으로는 인왕산 둘레길이 가까이 있으니 그저 내 정원으로 여기기로 마음먹으니 마냥 기쁘다. 더군다나 봄꽃인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이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 어디를 바라보아도 눈이 호강이다. 오늘은 조금 미안한 마음으로 진달래 몇 잎을 집으로 데려왔다. 식구들에게 구경시켜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자연을 훼손한 죄책감을 감출 수 있을까 염려하면서... 이야기만 들었지 해먹어 본 것은 처음인지라 어찌나 떨리던지 맛보다는 내 눈이 그리고 들뜬 마음이 행복했던 날이다. 꽃 차를 하시는 지인분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봄꽃이 피면 너무 바쁘다고 하시던 이유인즉 낮엔 꽃을 따랴 밤엔 차를 덖구랴 바쁘신 이유가 이제야 이해가 갈 만큼 그땐 뭔 소리인지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게다. 그 짧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