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운동이 부족하다. 걷는 것만큼 돈 안 들고 좋은 운동도 없다는 것을 알지만 실천하기는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여름엔 너무 더워서, 낮엔 너무 뜨거워서, 밤엔 위험해서라며 갖은 핑계를 갖다 댄다. 바람을 느끼고 풍경을 보며 걷는 것을 좋아하지만 최근엔 짧은 산책도 잘 하지 않았다. 결국 잠자기 직전에 워킹 패드로 30~40분 정도 걷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일쑤였다.
오래간만에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밖으로 나갔다. 마을 어귀, 부회장님께서 줄을 세워 심어놓은 해바라기가 하나둘 피기 시작했다. 마을회 부회장님께서는 초등학교 교사를 하시다 건강이 좋지 않아 사직하고, 이곳에 터를 잡고 살고 계신다. 보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득이 될 것도 없는데 두 팔 걷고 마을 일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 여러 가지로 배울 것이 많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해바라기와 가을 하늘을 함께 올려다보는 호사를 누리는 것만 봐도 그녀의 공이 크다. 꽃이 항상 해를 향한다고 하여 ‘해바라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