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대상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7일로 발발 만 1년을 맞았습니다. 그 동안 팔레스타인 및 이스라엘 영토에서 수천 건의 충돌이 발생하며 수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습니다. 

하마스의 공격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였다는 점에서 초반 이스라엘의 강한 반격을 수긍하는 입장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압도적인 전력을 지닌 이스라엘군의 공세에 전쟁 양상은 곧바로 이스라엘의 일방적 공격으로 바뀌었습니다.

무장 충돌 위치 및 사건 데이터 프로젝트(ACLED)의 데이터를 이용해 9월 말(27일)까지의 이스라엘군과 하마스의 공격 양상을 비교해보면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합니다. 시위나 저항 등 군사작전과 관련이 없는 충돌이나 이스라엘 경찰 등 다른 주체에 의해 발생한 충돌, 그리고 공격에 대한 방어를 위한 충돌 행위(요격)를 제외한 나머지 충돌을 추린 뒤, 주요 공격 방법인 공습과 미사일/포 공격, 기타 등 세 가지로 공격 유형을 나눴습니다(기타에는 자살 폭탄 테러 등 군사적인 행위와 체포 등의 행위가 포함돼 있습니다.

미사일 및 정거리 포 공격은 총 4742회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10%인 471건이 하마스에 의해, 90%인 4271건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이뤄졌습니다(위 그래프). 항공기 또는 무인기에 의한 공습은 더욱 극적입니다. 6265건 중 단 1건만 하마스가 주체였고, 6264건이 이스라엘군에 의한 공격이었습니다. 그 외의 충돌은 2357건 집계됐는데, 2%(44건)만이 하마스가 주체였고, 98%(2313건)는 이스라엘군이 벌인 공격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공격 유형인 공습과 미사일 및 포를 합치면, 이번 전쟁에서는 하루 평균 14~15건 장거리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나옵니다. 이스라엘이 대부분(96%)인 14건을 공격을 퍼붓고, 하마스가 이틀에 한 차례 정도 공격하는 비율입니다(4%). 문제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하마스를 정밀하게 타격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자 전 지역에 대한 공격이 됐고, 사실상 가자 지구 전체가 폐허가 됐다는 사실입니다. 초기에 북부 가자 시티에 집중됐던 공격은, 전쟁 발발 2~3개월 뒤부터는 남부로까지 확대됐습니다(아래 그래프). 희생자 역시 다수가 민간인으로 추정됩니다.

ACLED 데이터로는 각 공격으로 누가 어느 만큼 사망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충돌 행위로 발생한 전체 사망자 수를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공격 주체별 충돌 사건이 몇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9월 27일까지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사이의 충돌로 전체 사망자 수는 3만 9105명입니다. 하마스가 주도한 충돌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가 채 안 되는 740명이고, 이스라엘이 주도한 충돌로 발생한 사망자는 하마스 주도 공격의 약 52배인 38365명입니다(98%). 주별로 사망자 수를 비교한 아래 그림을 보면, 첫 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의 일방적인 공격이 확연히 보입니다.

이런 차이는 사망자를 발생시킨 주요 공격 수단의 차이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공격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공격은 3만 3895명(88.3%)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항공기 및 드론 공습(사망자)이었습니다. 포와 미사일은 2888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켜 7.5%를 기록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영토를 대상으로 한 공격만을 집계했으므로, 작전 지역 내 자국 군인이 없는 한 대부분의 피해자가 팔레스타인인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하마스의 공격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95%(703명)가 기타 공격이었고, 이 대부분(99%, 695명)은 첫 주에 발생했습니다. 포와 미사일에 의한 사망자는 5%(37명)에 불과했습니다. 하마스는 초반 민간인 표적 공격으로 수백 명 사망자를 낸 뒤 변변한 공격을 거의 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이 틈에서 이스라엘의 공습 및 미사일, 포 공격으로 민간인 상당수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인의 사망만 수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완전히 일방적인 공격으로 변한 이-하 전쟁은, 이스라엘이 주변국(이란,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에 대한 공격을 전개하며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19일 이란 중부 아스파한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또, 헤즈볼라 및 하마스 지도자,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등 지도자를 암살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1일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180발을 발사하며 반격했습니다. 

이-하 전쟁 초기부터 하마스 지원을 목표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공세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서로 보복 공격을 이어왔지만, 9월 17~18일 이스라엘 레바논과 시리아 일대에서 무선호출기 폭발을 일으켜 30여 명을 사망시키고, 27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대한 공습을 벌이며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결국 10월 2일 병력을 동원해 레바논 남부를 침공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헤즈볼라) 사이의 전쟁 양상도 대단히 일방적입니다. 하마스와 같은 기준으로 충돌 수 및 사망자 수를 주별로 비교하면(아래 그래프), 하마스 못지않은 비대칭적 피해가 드러납니다. 전체 498번의 공격 중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등 레바논의 공격은 5%인 25번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미사일이나 포를 이용한 공격이 주지만, 합해봐야 20번에 불과합니다. 사망자 역시 1238명 중 레바논 공격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28명으로 2%에 불과합니다. 

특히, 9월 중순 이후 급격한 충돌 및 사망자 수 확대가 눈에 띕니다. 사태는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